먼저 2024년도에도 곁에서 연대하면 같이 살아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그리고 뜻하지 않은 사고로 연말에 소중한 분들을 떠나보내신 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명복을 빕니다.
올해에도 내년의 나를 위해서 2024년도 회고를 남깁니다.
[ 2024년 회고 ]
나무 나이테도 진한 나이테와 연한 나이테가 있는 것을 아시나요?
어떤 해는 일교차가 크고 비가 안 왔을 것입니다. 그런 해에 나무는 진한 나이테를 남깁니다. 그렇다면 2024년이 저에게 남긴 나이테는 진한 색입니다. 그런 이유는 2024년이 저에게는 오랜동안 기억에 남을 해가 될 것 같기 때문압니다.
40살 정도 되니 다양한 이유로 주기적으로 나이테의 시간이 찾아오고, 인생에 up and down이 생기면서 굴곡이 만들어 집니다. 24년의 시작은 저에게 down의 시간 이었습니다. 이제는 힘듦의 한 가운데에서도 과거의 나를 되돌아 보게 되고 스스로 변해야 할 부분을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down의 시간은 또한 성찰의 시간이기도 그리고 새로운 삶의 관점을 만드는 시간이기도 하더군요. 이번에 나의 삶을 다시 세우면서 몇 가지 배운 것들이 있습니다.
하나는 내 마음에 원망의 벽을 쌓지 않는 것입니다. 현재가 좋던 나쁘던 (어느쪽인지 사실 모르는 것이긴 하지만) 그것이 과거의 내 선택의 결과임을 받아드리고, 다른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 것입니다. 아마 조금 더 젊은 저였다면 그릇된 신념을 쌓고 반항정신에 지배 당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무슨 세인트가 된 것은 아닙니다. 결국 그런 자세가 미래의 스스로를 위한 것임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그들의 행복을 빌어주는 것이 잘못된 인과관계를 끊어내고 스스로를 down의 시간에서 해방시키는 것이라는 성찰하게 되었습니다.
두번째 배운 것은 하루하루의 일상을 굳건하게 견디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인생에서 기쁨의 순간은 항상 오지는 않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힘듦과 슬픔의 시간 또한 한 순간입니다. 그래서 그런 시간을 흘려보내기 위해서는 하루하루 일상을 씩씩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으면 삶이 무너져 버린다면 그 다음의 시간이 오지 않겠죠. 결국 행복의 길은 새로운 삶의 시간에서 기쁨의 순간이 슬픔의 순간보다 많이 흘러들어오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것이 혹자가 이야기 하는 “세상을 내편으로 만드는 것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세번째, 그러면 어떻게 세상을 내편으로 만들 수 있을 까요? 저 나름데로 몇 가지가 있는데요. 올해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성장하고 변화하는 삶과 함께 하는 것입니다.” 내가 돈이나 권한이 많거나,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많다고 삶이 반드시 행복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올해 조금 힘들었지만 올해 행복하신 분들도 있었겠죠. 제가 관찰 한 행복해 보이시는 분들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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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아를 하시는 분들은 행복해 보였습니다. (모 힘들어 보이기도 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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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사를 작게 지으시는 분들이 행복해 보이셨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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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업이 성장하시는 분들도 행복해 보였습니다. (이 분도 힘들어 보이기도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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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공부하는시는 분들도 행복하셨던 것 같아요. (특히 20대 분들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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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미국 주식이나 코인을 하시는 분들도요.
공통점을 찾아 보자면 유무형의 무언가를 성장 시키거나 스스로 성장하신 분들이 행복을 느끼시는 것 같아요. 사람들은 성장과 함께하면 자연스럽게 도파민이 나오는 것일까요?
“도파민 == 행복”은 아니지만 삶을 잘 설계하여 구조적으로 도파민이 일정하게 분비 되도록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령 저는 올해 몇 가지를 했는데요.
- 함께 성장하기 위해서 몇년 전부터 “거꾸로 읽는 SSL” 논문 읽기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어떻게 어떻게 시즌4에 20여편의 논문을 읽으면서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참여자 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말씀드립니다.) 참여자 분들이 성장하시는 모습과 현업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피드백에 제가 도파민 터졌습니다.
- 멘토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게 생각보다 좀 강력한데요. 내 영향력으로 누군가 성장하는 것을 보는게 엄청 중독적입니다. 열심히 해주시는 멘티 분들께 정말 감사드리고요. 추측컨데 “육아” 라는 것이 이것의 궁극 버전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지속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가지고 매운맛 멘토링 이어가 보도록 하겠는데요. 매운 정도를 잘 조절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서도 여러가지 했습니다. 몇가지는 지금 오픈하기 어려운것도 있구요. 올해 초에 시작한 요리가 꽤 늘었습니다. 능숙한 요리가 그래도 이제 10가지는 넘는것 같아요. 몇번 캠핑이나 집에 지인 분들을 초대해서 셀프오마카세를 해드린 적이 있는데요. 만족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커리어의 어느 단계에 작은 이자카야나 실내 포차를 해볼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 그래서 내년에는 양식 조리 기능사 자격증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 하반기 부터 영어 공부를 꽤 진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느끼는 것이 제가 학생 때 보다 이용할 수 있는 도구들이 정말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또 운이 좋게도 훌륭한 PT쌤을 만났습니다. 이런 배움이 또 인생의 새로운 챕터를 열 수 있을지 기대해 봅니다.
무엇보다 아프게 시작한 한해였지만 씩씩하게 버티고 마무리를 잘 해준 스스로에게 감사하는 것 같습니다. 저랑 티타임 자주해주시고 자주 데리고 놀아주신 친구 및 동료 분들 고마워요 정말! 곁을 지켜주신게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회고를 쓰면서 앞으로 연간 회고에서 “인생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스스로 생각하는 답을 적어보고 매년 갱신해 보는 것이 재미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생에 대한 제 관점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이후에 보는 것이 흥미로울 것 같구요. 2024년도 버전의 답은 아래입니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 2024년 버전 답변: 인생이란 나만의 관점을 만들어서 세상을 해석해 나가는 것. 그리고 그 이야기를 후대에게 전해주는 것
작년까지 커리어나 AI 도메인에 대한 저의 관점도 같이 적었습니다. 이제 동료 전문가 분들도 많고 제 시야도 크게 다르지 않으니 특별히 코멘트 할 것은 없어 보이네요. 한 가지만 하자면 결국 한 기업에서 할 수 있는 technical depth는 그 기업의 business scale에 의해서 upper bounded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 관점을 가지고 AI와 에이젼트 기술이 고도화가 되는 내년에 각 기업에서 어떤 기술적 포지션을 잡을지 관찰하는 것이 또 흥미로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 또하나! 요즘 느끼는 아이러니는 인공지능 시대에 가장 인간다움이 귀하게 되는 것 같다는 것입니다. 최근 제가 읽고 있는 일론 머스크 자서전을 보면 이 분이 참 여러모로 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또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는데요. 그런 또 어려운 것들은 2025년 새해로 넘기면서 올해를 마무리 해보고자 합니다.
꿋꿋하게 2024년을 흘려보내며
강재욱 드림